2026 Column

[Loving 칼럼] 드베쿠트(דְּבֵקוּת), “나를 보내소서”와 “나는 아이라” 사이에서

Joseph Lee 목사 2026. 5. 16. 19:09

Loving Column(5090)내가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였더니(6:8) 내가 이르되 슬프도소이다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 하니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아이라 말하지 말고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며 내가 네게 무엇을 명령하든지 너는 말할지니라(1:6-7)

 

<이사야 6> <예레미야 1> 함께 묵상하다 보면,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서 전혀 다른 반응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게 됩니다. 이사야는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고 즉시 응답했지만, 예레미야는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라고 두려움을 고백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믿음의 온도 차이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말씀을 깊이 바라볼수록, 그것은 믿음의 높고 낮음의 차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을 세우신 시대의 영적 배경과 사명의 무게가 달랐기 때문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사야는 아직 남유다가 외형적인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던 때에 부름 받았습니다. 웃시야 왕의 죽음과 함께 나라가 서서히 퇴락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회복의 가능성이 남아 있던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사야에게 먼저 하늘의 보좌와 영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는 땅의 흔들림보다 하늘의 거룩을 먼저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영광 앞에서 이사야는 자신의 죄를 보았고, 동시에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압도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순종의 고백이 흘러나왔습니다.

 

반면 예레미야는 유다의 마지막 시대 속에서 부름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하나님의 말씀을 외면하고 있었고, 심판은 눈앞까지 다가와 있었습니다. 그는 눈물의 시대 속으로 보내질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나는 아이라라는 그의 고백은 겸손의 표현만이 아니라, 무너져 가는 시대 앞에서 떨리는 영혼의 절규였습니다.

그런 예레미야를 향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아이라 말하지 말라.

 

말씀 앞에 마음이 저려 오는 것은 일까요? 하나님은 준비된 사람만 사용하시는 분이 아니라, 연약한 사람을 붙드시고 끝까지 함께 걸어가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묵상 속에서 히브리어 단어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드베쿠트- דְּבֵקוּת>, 붙어 있음, 끊어지지 않는 밀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차원을 넘어, 어떤 상황 속에서도 마음이 하나님에게서 떨어져 나가지 않는 영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사야는 하나님의 영광 앞에 붙들렸고,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말씀에 붙들렸습니다.

사람은 담대함으로 순종했고, 사람은 눈물로 순종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반응의 모습이 아니라, 결국 하나님께 붙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믿음의 여정 가운데 때로는 이사야처럼 생명을 고백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실제 속에서는 예레미야처럼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작아지는 날들이 많습니다. 사명보다 현실이 크게 보이고, 순종보다 두려움이 먼저 밀려오는 순간들이 많이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연약함 속에서도 결코 떠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깨어진 마음 곁에 가까이 오셔서,  끝까지 붙들고 걸어가게 하십니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깨닫게 됩니다.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에도 하나님께 붙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드베쿠트- דְּבֵקוּת> 은혜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완벽한 사람을 찾으시기보다, 끝까지 하나님 곁에 머무는 사람을 찾고 계신다는 사실이 깊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Joseph Lee 목사 (https://my-jc.tistory.com)

 

 

통과의 원리: 인생의 물과 불 앞에서 (사43:2-3) | Loving Worship | Joseph Lee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