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ing Column(5070회)■ “고린도인들이여 너희를 향하여 우리의 입이 열리고 우리의 마음이 넓어졌으니 너희가 우리 안에서 좁아진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 심정에서 좁아진 것이니라 내가 자녀에게 말하듯 하노니 보답하는 것으로 너희도 마음을 넓히라”(고후6:11-13)
연단을 통과하며 마음에 깊이 와 닿는 한 단어가 있습니다. 히브리어 <라하브- רָחַב>입니다. 이 단어는 “넓게 하다, 확장하다, 여유를 주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공간의 확장뿐 아니라, 영적인 의미에서도 자주 사용되며, 경계가 넓어지고 내면이 여유로워지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고난의 시간을 지나며 깨닫게 되는 것은, 삶이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를 넓은 곳으로 인도하시고 나를 기뻐하시므로 나를 구원하셨도다” (시 18:19)
이 말씀은 단순한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내면과 삶의 지경이 확장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난 속에 있을 때는 모든 것이 갇혀 있고, 억눌리고, 막혀 있는 듯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지나고 나면, 내면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넓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영적 연단을 통한 확장의 원리입니다.
연단은 고통을 제거하는 과정이 아니라, 고통을 통하여 그릇을 넓히는 과정입니다.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시간들을 지나며, 다른 영혼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내면의 폭이 넓어지고, 판단보다 공감으로 다가가는 마음이 깊어집니다. 이전에는 이해되지 않던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이제는 가슴 깊이 스며들고, 쉽게 지나쳤던 영혼들의 한숨이 더 이상 가볍게 들리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감정의 성숙이 아니라, 영적인 확장입니다. 내면이 <라하브- רָחַב>의 상태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 자기 자신 안에 갇혀 있지 않게 됩니다. 다른 영혼의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생기고, 그 안에서 위로와 지혜가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때 비로소 삶의 경험은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다른 영혼을 일으키는 하나님의 지혜가 될 것입니다.
연단을 거친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깊이는 많은 말의 화려한 수식에서 오지 않습니다. 그것은 넓어진 내면에서 비롯되는 영적인 권위입니다. 그 권위는 은혜 안에서 흘러나오는 힘이며, 이해하는 능력이며, 기다릴 줄 아는 영성입니다.
고난은 작아짐이 아니라 영적인 확장입니다. 잃어버림이 아니라 내면의 넓어짐이며, 무너짐이 아니라 영성의 깊어짐입니다. <라하브- רָחַב>의 은혜는 그 고난의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순간이, 영성이 가장 넓어지는 시작점이 됩니다. 그리고, 그 넓어짐 속에서, 비로소 사람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이 자라납니다.
■Joseph Lee 목사 (https://my-jc.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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