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Column

[Loving 칼럼] 휘포모네(ὑπομονή), 주님의 침묵은 거절이 아니었습니다

Joseph Lee 목사 2026. 5. 23. 18:49

■Loving Column(509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 하시니 여자가 와서 예수께 절하며 이르되 주여 저를 도우소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 여자가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니 이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하시니 그 때로부터 그의 딸이 나으니라”(15:24-28)

 

주님의 침묵이 길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간절히 기도했는데도 아무 응답이 없는 듯한 시간, 눈물로 매달리는데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 순간이 있습니다.

가나안 여인도 그런 시간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딸은 고통 가운데 있었고, 어머니의 마음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마지막 희망을 붙잡듯 예수님께 달려왔습니다.

 

“주여, 저를 도우소서”(15:25)

그런데, 주님은 곧바로 응답하지 않으셨습니다.

심지어 차갑게 느껴지는 말씀까지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묵상하다 보면 마음 한쪽이 조용히 저려옵니다.

“왜 그러셨을까?”

사랑의 주님이라면 당장 안아 주실 수도 있으셨을 텐데, 왜 그녀를 기다리게 하셨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곧 깨닫게 됩니다. 주님은 여인을 밀어내고 계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녀 안에 숨겨진 믿음의 깊이를 세상 앞에 드러내고 계셨습니다.

오직 예수님만을 끝까지 갈망하는 그 마음을 모두에게 보여 주고 싶으셨습니다.

 

여기서 떠오르는 헬라어가 있습니다.

<휘포모네- πομονή>입니다. “인내, 참을성, 견딤끝까지 버팀이라는 뜻입니다.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그 자리에 머무는 힘, 떠날 이유가 있지만, 결코 떠나지 않는 간절함이 담겨 있습니다.

가나안 여인은 돌아설 수도 있었습니다.

무시당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고상한 자존심 때문에 등을 돌릴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예수님만이 자기 딸을 살리실 분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여인은 상처보다 주님을 더 크게 바라보았습니다.

자존심보다 은혜를 더 붙들었습니다그 어떤 체면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예수님께서 손 내밀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15:27)

이 고백은 자신을 비참하게 낮추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의 풍성하심을 믿는 믿음의 고백이었습니다.

“주님, 부스러기 은혜라도 충분합니다. 주님의 은혜는 너무 크기에 그 작은 은혜 한 조각만으로도 제 딸은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주님은 감동하셨습니다. 주님은 절박한 상황보다 끝까지 떠나지 않는 믿음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15:28)

 

큰 믿음은 큰 소리를 내는 믿음이 아닙니다.

오래 기다려도 주님 곁을 떠나지 않는 믿음입니다.

이해되지 않아도 주님의 선하심을 의심하지 않는 믿음입니다.

눈물이 흐르는 순간에도 여전히 무릎 꿇는 믿음입니다.

 

돌아보면 제 삶에도

주님의 침묵처럼 느껴졌던 시간이 많았습니다.

기도해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마음이 지치고 흔들리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깨닫게 됩니다.

주님은 침묵 속에서도 일하고 계셨음을. 응답이 늦어진 것이 아니라 제 믿음을 더 깊고 단단하게 빚어가고 계셨음을 알게 됩니다.

주님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 영혼을 귀하게 보십니다. 상처 속에서도 끝내 주님 곁에 머무는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오늘도 응답이 아직 보이지 않아도 주님 곁에 머물겠습니다.

침묵보다 크신 사랑을 믿으며

■Joseph Lee 목사 (https://my-jc.tistory.com)